
영화 리뷰
토르: 러브 앤 썬더는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전편의 코믹·액션 스타일을 이어가면서, 신이라는 존재의 책임감과 인간적 고뇌를 더욱 깊이 있게 다루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입니다. 은퇴 생활을 즐기던 토르는 신들을 하나둘씩 처단하겠다는 ‘갓슬레이어’ 고르의 위협을 알게 되면서, 다시금 전장에 뛰어들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특히 오랜 연인이었던 제인 포스터가 ‘마이티 토르’로 변신해 묠니르를 휘두르는 설정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우주적 위기에 맞서면서 보여 주는 호흡은, 전작의 경쾌함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진중한 드라마를 추가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고르의 비극적인 과거가 서서히 밝혀짐에 따라, 신과 인간, 그리고 복수라는 테마가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단순한 선악 대결 이상의 묵직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코믹한 장면도 곳곳에 배치되어 무거운 톤을 적절히 환기시키고, 화려한 액션 시퀀스는 관객들에게 시각적인 쾌감을 선사합니다.
줄거리
토르는 전 우주적 재앙을 겪은 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고르라는 강력한 빌런이 신들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면서 다시 전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그는 뜻밖에도 옛 연인이었던 제인 포스터가 묠니르를 손에 넣어 ‘마이티 토르’로 변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두 사람은 함께 갓슬레이어 고르에 맞서게 됩니다. 이야기는 신화적 설정과 현대적 감각을 절묘하게 섞어, 경쾌함과 진중함을 동시에 잡는 데 성공합니다. 토르와 제인이 만나게 되는 갈등과 협력, 그리고 고르의 처절한 분노가 복합적으로 얽혀 극은 빠른 전개와 함께 감정적 깊이를 만들어 냅니다. 타이카 와이티티 특유의 유머 코드는 이 과정에서 적절히 작동해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특히, 고르가 처한 비극적 상황은 ‘신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며, 토르와 제인이 이에 어떻게 대응해 가는지가 영화 후반부의 핵심 갈등이 됩니다.
출연진
크리스 헴스워스(Thor)는 이전 시리즈에서 확립된 유쾌함을 유지하면서도, 신으로서 짊어진 무게와 전투 후유증을 동시에 보여 주어 캐릭터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듭니다. 나탈리 포트만(Jane Foster, Mighty Thor)은 병으로 고통받던 과학자에서 직접 묠니르를 들게 된 히어로로 거듭나며, 새로운 책임과 희생을 수용하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 냅니다. 크리스찬 베일(Gorr the God Butcher)은 복수심에 사로잡힌 빌런을 차갑고도 비극적으로 표현해, 단순히 두려움을 조성하는 것을 넘어 관객들이 그의 상실감을 어느 정도 이해하도록 만듭니다. 또한, 테사 톰프슨(Valkyrie)은 여전사로서의 거침없는 활약뿐 아니라 아스가르드의 지도자로서의 현실적 고민까지 드러내며, 액션과 드라마가 조화를 이루는 스토리에 기여합니다. 이들의 연기가 모여 각각의 캐릭터가 가진 상처와 성장 서사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며, 심각함과 유머가 교차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균형감을 잃지 않습니다.
감독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는 전편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선보였던 재기 발랄한 연출과 호쾌한 액션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우주적 스케일과 코믹 요소를 결합하는 데 탁월함을 보여 줍니다. 특정 장면에서 마치 즉흥 연기처럼 보이는 코미디도 사실은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영웅 서사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각본은 타이카 와이티티와 제니퍼 케이틴 로빈슨(Jennifer Kaytin Robinson)이 공동 집필해, 토르와 제인의 과거 인연과 고르의 비극적 동기, 그리고 발키리의 고민까지 여러 갈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연결했습니다. 그 결과, 웃음과 눈물, 호쾌한 액션과 서정적 메시지가 섞인 독특한 톤의 영화가 완성되었으며, MCU라는 큰 틀 안에서도 자기만의 색깔을 확실히 지니게 되었습니다. 와이티티는 음악과 시각적 효과를 적절히 활용해, 관객들이 긴장과 해방감을 번갈아 경험하도록 연출을 이끌어 나갑니다.
총평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전편의 화려한 코미디 감각과 액션 볼거리를 계승하면서, 히어로와 빌런 모두의 상실과 책임을 그려 내는 데 집중해 감정적 깊이를 더합니다. 신이라는 초월적 존재가 마주해야 하는 한계와, 인간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어떻게 충돌하고 융합되는지, 토르와 제인, 그리고 고르의 행보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 주지요. 한편, 병으로 인해 한계가 분명한 제인이 묠니르를 들게 되는 설정은 긴장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히어로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끝까지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가벼운 농담들과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은,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신나는 에너지를 전달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 기대할 수 있는 다채로운 재미와 더불어, 인간적 고뇌와 사랑, 상실과 희망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심도 있게 다뤄 후련함과 여운을 동시에 남깁니다. 전편에서 만난 낯선 즐거움을 좋아하셨다면, 혹은 고전적 히어로물에 새로운 감성을 원하신다면,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