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리뷰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2015년 『쥬라기 월드』의 후속작으로, 쥬라기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새로운 3부작 중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J.A. 바요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괄 제작을 맡아 시리즈의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조화롭게 엮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공룡이 다시 인류의 세상과 부딪히는 전환점 역할을 하며, 기존 시리즈와는 다른 **다크하고 스릴러적인 분위기**로 변화를 시도합니다.
전작인 『쥬라기 월드』가 거대한 파크에서 벌어지는 스펙터클한 재앙을 보여줬다면, 『폴른 킹덤』은 그 후의 세계, 즉 공룡이 멸종 위기에 처한 현실과 인간의 이기심이 만들어낸 또 다른 괴물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의 윤리, 유전자 기술, 생명에 대한 책임**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단순한 공룡 영화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연출은 공포와 스릴러의 정통을 잇는 J.A. 바요나 감독 특유의 연출 스타일이 돋보입니다. 클로즈업, 조명, 어두운 실내 공간에서 벌어지는 추격전 등은 기존 쥬라기 시리즈와는 다른 **공포 영화의 감수성**을 전달하며, 관객에게 새로운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아이를 대상으로 한 밝고 유쾌한 전개보다는, 생명의 경계와 통제 불가능한 공포를 주제로 한 성숙한 블록버스터라 할 수 있습니다.
시각효과 역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공룡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고, 특히 **화산 폭발과 탈출 장면**은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많은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또한 이번 영화의 신스틸러는 새롭게 등장한 하이브리드 공룡 '인도랩터(Indoraptor)'로, 그 위협적인 외형과 지능적인 행동은 기존 공룡과는 또 다른 공포감을 선사합니다.
전체적으로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단순한 속편을 넘어, 쥬라기 시리즈의 철학을 확장시키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과도기적 작품입니다.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진화를,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는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2. 줄거리 및 스토리
영화는 이슬라 누블라 섬에 위치한 ‘쥬라기 월드’가 폐쇄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그 섬에 남겨진 공룡들은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거대한 화산의 분화**가 임박하며 공룡들은 다시 한 번 멸종의 위기에 처합니다. 전 세계는 공룡을 구조해야 하는지, 그냥 자연의 섭리에 맡겨야 하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입니다.
이때 전작의 주인공 **클레어 디어링(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은 공룡 구조를 위한 활동가로 변모해, 고아가 된 공룡들을 구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그녀는 한때 쥬라기 월드에서 공룡을 관리했던 인물로서, 이번에는 책임감과 생명존중의 신념을 갖고 행동하게 됩니다.
클레어는 존 해몬드의 오랜 동료인 **벤자민 록우드**의 후계자 조직으로부터 구조 지원 요청을 받고, 공룡 구조를 위한 팀을 꾸립니다. 이 팀에는 전작의 공룡 조련사이자 벨로시랩터 '블루'와 특별한 유대감을 가진 **오웬 그레이디(크리스 프랫)**도 합류합니다.
하지만 이 구조작전은 단순한 선의가 아니었습니다. 록우드의 관리자인 **일라이 밀스**는 공룡들을 구출한 후, 이를 **불법 생명체 경매에 이용하고 군사무기로 판매**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벨로시랩터 ‘블루’의 DNA를 이용해 만든 **신형 하이브리드 공룡 ‘인도랩터’**는 인간의 명령에 반응하도록 훈련되어, 인간이 공룡을 무기화하는 최악의 방향성을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오웬과 클레어는 이 음모를 눈치채고, 공룡 경매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입니다. 경매장에서는 블루와 인도랩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사람들은 공포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인도랩터는 탈출하여, 고딕풍 저택 안에서 벌어지는 **공룡과 인간의 사투**가 클라이맥스로 이어집니다.
이 와중에 록우드의 손녀라 알려진 **메이지**가 사실은 복제 인간이라는 설정도 드러납니다. 그녀는 인간이 유전자 복제를 통해 생명을 창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창조물’이며, 그런 자신과 공룡이 다르지 않다는 공감에서 **공룡들을 세상으로 풀어주게 됩니다.**
결국 공룡들은 인간 세계로 다시 등장하게 되며, 영화는 이제 ‘인간과 공룡이 공존하는 세상’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암시하며 막을 내립니다.
3. 배우 및 캐릭터
크리스 프랫은 전작에 이어 공룡 조련사 **오웬 그레이디** 역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는 벨로시랩터 ‘블루’와의 관계를 통해 단순한 영웅이 아닌, 감정을 가진 보호자로 그려지며, 인간과 공룡의 경계에서 가장 중심적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전투 능력과 순발력, 감정을 표현하는 섬세한 연기까지, 시리즈 내내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입니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클레어 디어링 역으로 다시 등장하며, 전편에서의 책임감 없는 기업 관리자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나, 공룡 구조와 생명 윤리를 중시하는 인물로 진화합니다.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특히 감정적으로 무게 있는 역할을 맡으며,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합니다.
잭 골드블럼은 ‘쥬라기 공원’ 1편의 이안 말콤 박사로 다시 등장하며, 그의 **“생명은 길을 찾아낸다(Life finds a way)”**라는 전설적인 대사를 다시 한번 관객에게 던집니다. 영화 초반과 후반의 법정 장면에서 짧게 등장하지만, 시리즈 전체의 철학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입니다.
레이프 스폴이 연기한 일라이 밀스는 기업의 이익을 위해 생명을 파괴하는 전형적인 악역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악인이 아니라, **현대 기술 문명의 오만함과 통제 불가능한 결과**를 상징하는 존재로도 읽히며,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강화시킵니다.
신스틸러는 단연 **‘블루’와 ‘인도랩터’**입니다. 블루는 단순한 공룡을 넘어서, 감정과 의리를 지닌 생명체로 묘사되며, 오웬과의 교감을 통해 관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습니다. 반면 인도랩터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괴물로, 공룡이 공룡을 위협하게 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4. 결론
영화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단순히 ‘공룡이 뛰노는 블록버스터’의 범주를 벗어나, 인간의 과학과 욕망이 만들어낸 윤리적 문제, 생명에 대한 책임, 그리고 앞으로 인류가 맞이할 새로운 공존의 시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물론 일부 관객에게는 어두운 분위기, 강한 스릴러 요소, 철학적인 주제들이 이전 시리즈의 유쾌한 분위기와 달라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리즈의 전체적인 전환점으로서, 이 작품은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특히 결말에서 공룡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설정은 차기작을 향한 강력한 포문을 열어줍니다.
추천 포인트는 공룡과 인간의 공존을 다룬 철학적 메시지, 다크 스릴러적인 연출, 업그레이드된 비주얼, 블루와 오웬의 교감 장면, 그리고 인도랩터가 연출하는 고딕풍 공포 분위기입니다.
『폴른 킹덤』은 인간이 창조한 것이 결국 통제 불가능한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경고를 담고 있으며, 동시에 생명이란 통제받는 것이 아니라 존중해야 할 대상임을 강조합니다. 영화가 끝난 후 남는 여운은 단순한 공룡 영화의 그것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와 책임**에 대한 진지한 고민입니다.
만약 지금까지의 쥬라기 시리즈가 과거를 향한 향수였다면, 이 작품은 **미래를 향한 경고**입니다. 그만큼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전환점으로, 시리즈 전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