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영화리뷰
『더 미드와이프』는 프랑스의 마르탱 프로보스트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코미디로, 2017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며, 한국에서는 ‘더 미드와이프’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영화는 중년의 조산사 클레어(카트린 프로)와 한때 연인이었던 비아트리스(까뜨린느 드뇌브)가 30년 만에 재회하며 펼쳐지는 삶과 관계, 치유와 용서의 과정을 따스하고 유쾌한 눈길로 담아냅니다.
클레어는 도시 외곽에서 조산사로 자기 방식을 지키며 살아가는 인물이며, 비아트리스는 과거 클레어의 사랑이자 어둡고 불완전한 기억을 간직한 여성입니다. 두 사람이 어른의 방식으로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고 진정한 연민과 우정을 회복해가는 이야기는, 잔잔하지만 매우 단단한 감성으로 펼쳐집니다.
감독 마르탱 프로보스트는 장르적 경계를 넘나들며, **코미디와 드라마, 로맨스가 은근하게 얽힌 감성 영화**를 완성했습니다. 유머가 강하거나 과감한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고 연민이 깃든 시선이 관객에게 편안한 공감과 따뜻한 웃음을 전합니다. 특히 프랑스 특유의 섬세하고 여유 있는 연출은, 감정의 미묘한 표정과 관계 속에서 피어난 생의 울림들을 담아냅니다.
두 주연 배우의 연기 역시 인상적입니다. 카트린 프로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중심 축을 이루며, 까뜨린느 드뇌브는 지나치게 현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매력을 지닌 '비아트리스'를 연기합니다. 이들의 호흡은 **30년 우정과 상실, 삶의 무게와 연민이 균형을 이루는 드라마**로서의 완성도를 높여 줍니다.
전반적으로 『더 미드와이프』는 **삶의 긴 이야기 속에서 누군가를 용서하고, 다시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특유의 잔잔하고 유머 있는 톤으로 기록해낸 작품입니다. 예술적이면서도 어렵지 않고, 감정적이면서도 절제된 시선이 오랫동안 여운을 남깁니다.
2. 줄거리 및 스토리
영화는 조산사 클레어(카트린 프로)가 지방 병원에서 함께 일하는 간호사에게서 “오랜 옛 연인 비아트리스가 돌아왔다”는 제보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클레어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복잡한 감정으로 무덤덤한 일상에서 벗어날 준비를 합니다.
비아트리스(까뜨린느 드뇌브)는 클레어의 옛사랑이자 어릴 적 기억을 공유하는 인물이지만, 오랜 세월 그녀에게 상처가 된 인물입니다. 전형적인 프랑스 영화처럼 대사는 많지 않습니다. 대신 표정과 분위기, 간신히 담아낸 유머와 감정으로 인물을 비추며, 중년의 재회가 주는 긴장과 미묘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두 사람이 마주한 후, 영화는 그들의 삶을 나란히 따라가기 시작합니다. 클레어는 조산사의 일상—임산부 상담, 출산, 병가, 도시 생활 등—을 충실히 보여주며, 비아트리스는 예전만큼 자유롭지만 어딘가 쓸쓸해 보이는 삶을 이어갑니다. 서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를 반복하면서, 두 사람은 과거의 감정과 지금의 감정 사이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후반부에 이르러, 비아트리스는 뇌종양 진단을 받고 클레어에게 의지하게 됩니다. 이때 두 사람은 더 이상 달콤한 연인이 아니라, 우정 속에서 서로를 지탱하고 돌보는 존재가 됩니다. 특히 비아트리스가 떠난 후, 클레어는 그녀에게 지지와 용서를 건넨 자신의 마음을 깊이 돌아보는 순간을 맞이합니다.
영화는 클레어가 비아트리스에게 남겨진 반지를 품에 안고 조용히 걸어가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그 장면은 어느새 **두 사람의 역사와 치유가 담긴 우정의 증표**처럼 다가옵니다. 서사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층위는 관객의 몫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3. 배우 및 캐릭터
카트린 프로(Claire Breton 역)은 영화의 중심축입니다. 조산사로서의 일상을 꾸준히 살아내며, 내면 깊은 곳에 묵은 감정을 간직한 중년 여성입니다. 카트린 프로는 섬세한 표정 연기와 강하지 않은 목소리로 클레어의 복합적인 감정을 잘 표현하며, 그녀를 통해 “사랑과 우정, 삶의 감정은 성별을 넘어 서로를 교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까뜨린느 드뇌브(Béatrice 역)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프랑스 특유의 시크하고 우아한 매력을 지녔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과거보다 더 나이 들고 무언가를 짊어진 어른으로서 등장합니다. 비아트리스는 쓸쓸하지만 사랑을 회상하고, 자신이 저지른 과거의 실수를 회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드뇌브는 이를 무리 없이 소화하며, **경쾌한 활력과 중년의 아픔이 공존하는 캐릭터**로 완성했습니다.
조연에는 올리비에 구르메(운전사 폴), 쿠엔틴 돌마이레(비아트리스의 아들 시몬), 밀레느 드몽죠, 폴린 에티엔, 마리 파캉 등이 등장하며, 클레어와 비아트리스의 인생을 자연스럽게 채우는 인물로서 기능합니다 이들의 등장은 스토리 전개보다는 **관계의 밀도와 감정의 층위**를 풍부하게 만듭니다.
인물들의 관계는 ‘연인→사람→지지자’로 이어지는 연대감을 보여주며, 이는 ‘조산사’라는 직업의 인간적 의미와 **돌봄의 연대라는 주제**를 영화적으로 확장합니다.
4. 결론
『더 미드와이프』는 복잡한 서사 없이도, **삶의 오래된 기억과 용서가 우정으로 꽃피우는 여정을** 잔잔하고도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특히 ‘조산사’라는 돌봄의 직업적 상징과 ‘비아트리스’라는 인물의 상실, 그리고 중년 여성들의 삶이 조화롭게 엮이면서, 영화는 **돌봄과 치유, 삶의 서두름 없는 흐름**에 대해 질문합니다.
이 영화는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시간이 지난 후에도 서로 곁에 있다는 것**, **상의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는 것**, 그런 보이지 않는 감정들이 진정한 위로와 희망임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매우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깁니다.
추천 포인트:
- 카트린 프로·까뜨린느 드뇌브의 깊고 담백한 연기
- ‘조산사’라는 직업이 지닌 돌봄의 상징성
- 중년 여성 간 우정, 사랑, 용서의 미묘한 경계
- 잔잔하지만 감정을 울리는 연출 톤
- 프랑스 감성의 유머와 인간적 공감이 담긴 배우들의 호흡
만약 **삶의 의미를 묻고 싶고, 오래된 감정과 관계를 다시 마주하고 싶으며, 돌봄의 의미를 곱씹고 싶다면**, 『더 미드와이프』는 분명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